제56회 한국보도사진상 수상작 <우수상 >

by 최현규기자2020-02-12
제56회 한국보도사진상 수상작 <우수상 >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본지가 언제인가. 지친 도시의 삶에는 밤하늘의 별빛마저 모습을 감춘다. 차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 보면 빛 공해에 사라진 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이 뭔지 깨달을 때쯤, 저만치 동쪽 하늘 위로 떠 오르는 구름 같은 은하수는 탄성을 자아낸다. 달이 지는 시간을 확인하며 하늘만 바라보던 5월. 달마저 모습을 감춘 지난 7일 충북 보은 마로면 원정리의 한 느티나무 위로 은하수가 떠 올랐다. 모내기 철 논에 물을 댄다는 소식에 벌써 두 번째 방문이다. 고요한 물 위로 밤하늘의 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젠 그림을 그린다. 은하수와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밤을 표현하기 위해 차분히 기다린다. 오늘따라 유난히 빛나는 목성이 느티나무 위에 걸려 있다. 강릉에 폭설이 내렸다는 뉴스에 맑은 날을 기다리다 떠난 지난달 13일. 강원도 안반데기는 하얀 눈에 파묻혔다. 영하 4도의 추운 날씨에 구름이 걷히지 않던 이 날도 하릴없이 기다렸다. 고산지대라 하늘과도 가까워진 만큼 구름과도 가까웠다.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설경 위로 떠 오른 은하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낯선 곳을 찾아가는 희망에 부푼 사람들이 밤하늘을 누빈다. 지난 15일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 근처에서 뛰어다니길 수십 차례. 그렇게 보낸 비행기가 몇 대인지 잊을 때쯤 한 대가 달에 걸렸다. 5월의 제주도가 궁금해 떠난 비행기가 무심한 듯 달을 가로질렀다. 비행기 엔진에 녹아내린 달이 눈에 선했다. 보름달이 뜬 지난달 19일 아이가 탄 자전거가 달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바라본 동편 산등성이 위로 하얀 보름달이 올라왔다. 빛이 사라져 깜깜하다고 생각했던 밤은 언제나 빛나고 있다.